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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날짜 2015-07-28
제목 [한국경제] 한국 자본주의 동반국제화로 가야
내용 2015년 1월 8일 한국 경제

링크: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5010892791&intype=1

** '한국 자본주의 동반국제화로 가야'

- 소득 높이며 분배악화 없는 성장

- 세계시장 누빌 대기업 수 늘리고 협력사 동반 해외진출 강화해야

자본주의 사회의 성장과 분배 관계가 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 여러 연구를 보면 경제 성장이 분배를 호전시키는 효과는 강건한 반면 분배의 성장 효과는 불명확하다. 한국에서는 성장의 주역인 대기업집단, 즉 재벌에 의한 성장 및 분배 효과가 관심이다. 대기업의 팽창은 직접적으로는 분배를 악화시키지만, 성장에 따라 분배가 호전되는 연쇄효과가 있기 때문에 직간접 효과가 상쇄돼 총효과는 불확정적이다. 필자는 중진국 이상 국가 대상 연구에서, 대기업 효과를 대기업의 절대 수 증가 효과와 대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즉 집중도 효과로 분리해서 봤다. 이 결과 삼성 같은 우량기업이 하나 더 나오면 성장에는 도움이 되는 반면, 노동소득 분배율은 약간 감소하고 지니계수에는 별 영향이 없다. 둘째, 대기업 집중도의 증가는 노동소득 비중을 증가시키는 반면, 지니계수는 악화시킨다. 분배 기준을 불평등도의 척도인 지니계수로 보느냐, 국내총생산(GDP)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느냐에 따라 대기업 집중도의 효과가 다른 것이다. 왜 이럴까. 쉽게 말하면 경제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클수록 고임금 근로자가 늘어나 노동소득 비중은 커진다. 반면 대기업은 상대적으로 숙련 노동을 쓰기 때문에 비숙련 노동과의 격차, 즉 불평등도를 심화시킨다. 그러면 불평등도를 심화시키지 않고, 노동소득 분배에도 악영향이 없는 성장방식은 가능할까. 가능한 방안은 ‘대·중소기업 동반국제화’다.

한국은 대기업 집중도와 경제규모 대비 대기업 수에서 일본, 대만과 비슷한 위치에 있다. 프랑스, 영국에 비해서는 집중도가 낮고 경제규모 대비 대기업 수도 적다. 독일은 대기업 집중도에서는 한국과 비슷하나 경제규모 대비 대기업 수가 많다. 즉, 한국의 성장 방식에는 몇 가지 대안이 존재한다. 첫째 영국, 프랑스 방향으로 성장해 대기업 집중도가 높아지고 더 많은 대기업을 창출하는 것이다. 둘째 더 많은 대기업을 창출하지 못하면서 집중도만 심화시키는 내수의존형 성장이다. 셋째 가장 바람직한 경우로 독일처럼 집중도는 증가시키지 않되 더 많은 대기업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할까. 대기업이 내수가 아닌 해외시장 의존형으로 더 국제화하거나 그런 유형의 대기업이 창출되면 가능하다. 이 경우 집중도가 커지지 않기에 지니계수의 악화는 없으며, 다만 노동소득분배율이 하락한다. 그 이유는 해외의 싼 노동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윤율 상승, 즉 자본소득 비중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국내노동을 압박해 자본몫을 늘린 것이 아니고 해외의 싼 노동을 이용해 벌어들인 추가적 이윤이다. 이를 국내에 가져와서 세금을 부과해 복지에 지출하면 된다. 한국의 노동소득분배율은 55%로, 60%인 독일보다는 낮지만 대만, 일본보다는 높다. 반면 국제화의 척도인 대외순수취 요소소득은 GDP 대비 0.5%로 2%가 넘는 대만, 일본에 비해 매우 낮다. 한국은 국제화할 여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동반 해외진출하거나 독자 진출하는 경우, 대기업 집중도는 낮아지기 때문에 더 좋은 시나리오다. 이 경우 세금 부과는 국가간 법인세
경쟁을 고려할때 법인세 보다는 개인 소득세의 누진성을 높이는 것이 더 좋다. 한국은 조세에 의한 재분배 정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 중 최하위다. 조세에 의한 재분배라는 고전적인 정책수단을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공장의 해외이전 등 국제화가 국내 고용을 줄일 것이라고 우려할 수 있지만, 여러 나라의 연구는 그렇지 않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국내 고용의 유지나 창출은 공장이 국내외 어디에 있느냐가 아니라 관련 기업이나 산업이 계속 경쟁력을 유지하느냐 못 하느냐에 달렸기 때문이다. 기업의 생산량과 매출이 계속 늘어난다면, 고용도 늘게 된다. 삼성전자의 휴대폰사업부와 함께 해외 진출한 협력사의 국내 고용 확대가 그 증거다. 반면, 공장을 국내에만 유지한 팬택은 안타깝게도 법정관리에 들어가 해외에 팔릴 신세가 됐다.

이근 < 서울대 경제학 교수 kenneth@snu.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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